새로운 제주의 맛
팔판동에서 13년간 자리를 지켜온 ‘아따블르’의 오너 셰프 김수미가 제주에 동명의 가게를 오픈했다.
그녀는 제주의 아름다운 자연과 바다에서 나는 풍성한 식재료에 반해 제주 북촌 마을에 터를 잡고 오래된 농가 주택을 개조해 게스트하우스 겸 레스토랑으로 운영 중이다. 농가 주택 중앙의 텃밭에서 기른 신선한 채소와 어시장에서 사온 재료를 써서 3코스로 이뤄진 요리를 만든다. 애피타이저와 메인 요리는 그날그날 재료에 따라 바뀌지만 애피타이저 다음으로 나오는 ‘부야베스’는 고정적이다. 프랑스 마르세유의 전통 요리인 부야베스는 각종 생선을 모아 펜넬, 사프란, 아니스씨 등을 함께 넣고 끓인 스튜다. 이 안에는 기본적으로 달고기, 장태, 우럭 등 6가지 생선을 사용하는데 이 모든 생선이 한 번에 나는 지역은 국내에서 제주도가 유일하다.
그날 시장에서 구매한 신선한 생선 4~6가지를 사용해 만든 부야베스에는 마늘을 넣은 소스를 함께 내어주는데, 생선살을 찍어 먹거나 국물에 조금씩 넣어 마시면 더욱 진한 맛을 느낄 수 있다. 생선이 진하게 우러난 국물은 보양식을 먹는 듯 든든하다. 주말에만 문을 연다.
TEL 064-783-1048
제주 땅에서 자란 농산물인 당근, 양파, 감귤 등으로 수제 잼인 마멀레이드를 만드는 냠냠제주는 제주 여행자들 사이에서 기념품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처음에는 모양이나 크기 때문에 상품이 되지 못하고 버려지는 농산물이 아까워 만들기 시작했다. 조천읍 신촌리의 땡귤과 감귤, 구좌읍의 당근, 조천읍의 고추, 서귀포 효돈의 하귤 등 제주 곳곳에서 공수한 신선한 재료를 사용한다. 공동 운영자 3명이 손수 재료를 손질하고 오랜 시간을 들여 조려 마멀레이드를 만든다.
재료를 뭉개지 않고 잘게 채를 썰어 만들어 아삭아삭한 식감을 즐길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매장에 들르면 현재 판매 중인 마멀레이드를 모두 시식해볼 수 있다. 재료에 따라 활용도가 높은 것도 장점이다. 단순히 빵에 발라 먹는 것뿐만 아니라 하귤이나 감귤, 땡귤 마멀레이드는 차나 에이드로 마실 수 있으며, 고추나 양파로 만든 것은 매콤 달콤한 맛 덕분에 천연 조미료로 음식에 활용할 수 있다.
매장과 홈페이지(yumyumjeju.com)에서 활용법을 보다 자세히 볼 수 있다. 계절별로 달라지는 제주의 농산물을 오래 보관하며 먹을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온라인에서도 구매 가능하며 제주 플리마켓 벨롱장에서 만날 수 있다.
TEL 064-784-5507
고등어는 흔히 비린내 때문에 한식에선 염지해 굽거나 강한 양념을 넣어 조리한다. 서귀포 이중섭문화거리에 자리한 생선 요리 전문점 쏠피쉬에서는 색다른 방식으로 고등어를 즐길 수 있다.
뼈를 발라낸 고등어를 통째 샌드위치에 넣어 먹는 것. 한식에서 생선 요리가 한정적인 데 아쉬움을 느낀 주인장은 터키에서는 고등어를 샌드위치 형식으로 먹는다는 것에서 착안해 메뉴를 개발했다. 비늘과 뼈를 제거한 고등어를 숯불에 구워 직접 만든 포카치아 사이에 넣었다. 여기에 생선 비린내를 잡을 수 있는 매콤한 와사비소스, 고소한 생선살의 맛을 배가시킬 땅콩소스를 반반씩 바르고 채소를 올려준다. 맛을 보면 고등어란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고소하다. 제주도에서 잡은 고등어만을 사용하는데 날씨가 쌀쌀해지면 고등어에 통통하게 살이 올라 더욱 풍성한 맛이 난다.
샌드위치 외에 맥주에 가볍게 곁들이기 좋은 ‘피시 & 칩스’도 인기 메뉴다. 제주산 한치를 튀겨 만든 피시 & 칩스는 영국 현지에서 사용하는 ‘몰트 비니거 솔트’ 소스를 함께 주어 본토의 맛을 느낄 수 있다. 가게 인근에는 이중섭 작가가 영감을 받은 산책길이 있다. 음식을 포장해 바다로 향하는 길을 걸으며 소담한 피크닉을 즐겨볼 것.
TEL 064-733-5567
크래프트 맥주 열풍의 중심엔 맥파이가 있다. 지난 5월 이들은 일산에서 제주도로 브루어리를 이전했다. 맥주를 만드는 데 중요한 요소인 ‘물’이 좋은 곳으로 옮겨간 것. 맥파이 탭하우스가 있는 탑동에서 차로 30분 정도 떨어진 시골 마을인 회천동에 문을 연 브루어리는 오랫동안 비어 있던 감귤 창고와 포장 공장을 개조해 만들었다. 이곳에서 전국으로 판매되는 맥파이의 모든 맥주가 생산된다. 시음장이 함께 있어 양조장에서 갓 만들어진 신선한 맥주를 마실 수 있다.
인기 있는 맥주는 ‘농부들의 맥주’라 불리는 팜하우스 페일 에일인 ‘촌따이’와 과실 향과 탄산이 풍부한 세종 맥주인 ‘끼리끼리 난다’. 에일 맥주 특유의 풍미가 살아 있는 맥주로 제주의 풍광과 잘 어울린다. 가볍게 시음하는 공간인 만큼 안주는 감자튀김 정도로 간단한 것만 준비했다. 아직 제주 작물을 활용한 맥주는 없는데, 앞으로 제주산 과일이나 곡물을 이용한 맥주를 개발할 예정이다.
해외 양조장처럼 맥파이 브루어리도 양조장 투어를 준비했다. 주말마다 진행하는 것으로 30~40분에 걸쳐 맥주의 재료와 제조 과정을 소개한 뒤 맥주 한 잔을 제공한다. 평소 크래프트 맥주에 관심이 있던 이라면 참여해볼 가치가 있다. 시음장은 매일 오후 8시까지 연다.
TEL 02-749-2849
프랑스 와인과 제대로 된 프렌치 요리를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곳이 제주에도 생겼다. 지난 8월 문을 연 프렌치터틀이다. 제주 동쪽 구좌읍에 자리한 자그마한 프렌치 레스토랑 이스트엔드가 새롭게 오픈한 곳으로 퇴근길에 홀로 들러도 부담 없는 유럽이나 일본의 자그마한 와인 선술집을 상상하며 만들었다. 기존에 이스트엔드에서 선보였던 제주산 육류를 활용한 요리를 보다 작은 접시에 담아내어, 타파스 형태로 먹을 수 있다.
제주도 돼지를 활용한 ‘돼지고기 리예트’, 말고기를 활용한 ‘스테이크 타르타르’는 이스트엔드에서도 인기 있던 메뉴다. 돼지고기 리예트는 고기를 잘게 다져 스프레드처럼 만드는 음식으로 만드는 시간만 하루가 넘게 걸리는 정성스런 요리다.
지방 함량이 높을 때 제맛을 내는 요리로, 프렌치터틀에선 삼겹살을 사용한다. 허브를 넣고 장시간 조리해 독특한 ‘와인 도둑’이라 불릴 정도로 향이 난다. 특히 프렌치터틀은 최근 와인 업계에서 주목받고 있는 ‘내추럴 와인’을 다양하게 준비했다. 일반적인 와인과 달리 흙냄새와 톡 쏘는 맛을 가진 와인으로 음식과 함께 즐기기 좋다. 병으로 마시는 것이 부담스러운 이들을 위해 잔술도 준비했다.
TEL 070-8900-3355
셀프 웨딩 촬영의 명소로 떠오른 성이시돌목장 카페테쉬폰 바로 옆에 오두막 한 채가 있다.
성이시돌목장의 유기농 우유로 아이스크림과 밀크티를 만드는 우유부단이다. 사자성어 우유부단優柔不斷의 뜻을 달리 해석해 ‘너무 부드러워 끊을 수 없는 치명적인’ 우유카페란 뜻을 담았다. 이름처럼 우유의 부드러움을 담은 소프트 아이스크림은 원재료가 되는 성이시돌목장 우유의 비릿하지 않으면서도 깔끔한 뒷맛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넓은 초원에서 엄격한 유기농 낙농 원칙을 따라 건강하게 키운 젖소에서 얻은 성이시돌목장의 우유는 누구라도 안심하고 먹을 수 있다. 아이스크림만큼 인기 있는 밀크티는 홍차를 우유에 냉침해 만들어 차향이 골고루 느껴진다. 시그니처 밀크티인 아쌈, 독특한 향취가 있는 얼그레이, 제주산 녹차, 우도 땅콩 맛이 준비됐다.
차갑게 주문할 경우 직접 디자인한 앙증맞은 병에 담아준다. 별도의 방부제를 넣지 않은 수제 밀크티로 당일 섭취해야 한다. 성이시돌목장 유기농 우유도 함께 파는데 계절에 따라 젖소가 먹는 풀이 달라 맛도 조금씩 다르다. 매장 바로 앞에는 우유갑 모양으로 만들어진 벤치가 있다. 바로 뒤편에서 뛰어노는 말들을 배경 삼아 근사하게 사진 찍기 좋은 곳이다.
TEL 064-796-2033
내륙과 다른 기후를 지닌 제주도에서는 열대과일이 특산품으로 등장했다. 그중 가장 대표적인 과일이 ‘애플망고’로 여름철이면 제주도의 여러 카페가 애플망고 빙수를 메뉴로 내놓는다. 제주국제공항에서 차로 5분 거리에 있는 카페 먹쿠슬낭에서는 망고 한 통을 썰어 통째로 얹고 그 위에 수제 망고 아이스크림을 얹는다. 마지막으로 빙수에 직접 만든 망고 연유를 한 번 더 끼얹어 얼음에서도 망고 맛이 진하게 난다.
올여름에는 색다른 메뉴도 선보였다. 타이의 디저트인 ‘망고 스티키 라이스’다. 잘 익어 속이 노란 애플망고 반 개, 망고와 코코넛 밀크로 만든 스티키 라이스, 수제 망고 젤라토가 한 접시에 올라간다. 타이와 달리 우리 입맛에 맞도록 찹쌀을 사용한 쫀득쫀득한 스티키 라이스에 망고 한 조각을 얹어 먹으면 달면서도 고소한 애플망고 맛이 풍성하게 느껴진다.
애플망고 외에도 제주산 유기농 녹차, 우도 땅콩, 천혜향 등 제주 특산물로 만든 메뉴도 만날 수 있다. 매장 한쪽에는 기념품 숍이 있다. 제주도에서 난 과일이나 술, 초콜릿 등의 기념품은 물론 제주도에 거주하는 도예가 정미선, 조윤덕의 도기나 젊은 디자이너들의 재기 발랄한 소품도 함께 판매하므로 여행 말미에 찾기 좋은 곳이다.
TEL 064-747-0360
[출처] 더트래블러 The Traveller
ⓒ 본 콘텐츠는 발행사에서 제공하였으며,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재배포 등을 금합니다.
-
하나티앤미디어 |
한글 (한국)
|
월간
(연12회) |
정기구독가[12개월]84,000원→ 71,400원 (15% 할인)
국토/지리, 여행/레저, 
관광학, 레저학, 
고등학생 , 일반(성인), 전문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