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민주(메이크업 아티스트)
SNS, 특히 인스타그램에서 성행하는 공구. 판매자들을 향한 조롱 어린 시선이 더해진 ‘팔이피플’이라는 신조어가 생길 만큼 인스타그램 속 공구에 염증을 느끼는 요즘, 공구를 대행하는 플랫폼이 생겨나고 있다. 대표적인 앱으로는 ‘공구마켓’이 있지만 곧 이랜드와 카카오가 손잡은 ‘콸콸’도 론칭 예정이다. 적어도 무슨 일이 생겼을 때 컴플레인할 수 있는 창구가 있는 큰 회사라 우선 믿음이 간다.
SNS 공동구매에 속아 5000원짜리 신발을 5만원에 사본 경험이 있던 터라 누가 판매하느냐보다는 보상받을 수 있는가에 더 초점을 맞추게 됐다. 공구마켓은 손품을 최대한 덜 들이고 유통 단계를 최소화해 공동구매가로 모아둔 제품을 구경할 수 있다는 것이 최대 장점이다. 공동구매의 단점인 인원과 시간 제한은 없애고 누구나 언제든 자유롭게 구입할 수 있어 편리하다.
온라인 라이브 방송을 통한 구입도 자주 하게 된다. 네이버 쇼핑 라이브와 VOGO 라이브 쇼핑이 참여자가 가장 많은 플랫폼이다. 언뜻 홈쇼핑과 비슷해 보이지만 실시간으로 소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신뢰도를 한층 상승시켰다. 오늘도 8시에 미리 카톡 알림을 받은 로에베 네이버 쇼핑 라이브에 참여해 화장품을 득템할 예정이다. 오늘은 무려 50% 세일 데이다.
류해인(교사)
가히 페이전쟁 시대라고 할 수 있다. 갤럭시가 좋아서가 아니라 삼성페이가 좋아서 아이폰으로 갈아타지 못하겠다는 마니아를 양산한 삼성페이부터 더치페이 필수 페이 툴 카카오페이, 쇼핑 필수 페이 툴 네이버페이, 테이블에서 주문과 결제가 한 번에 가능한 페이코 등이 있다. 이뿐 아니라 KB은행의 KB페이, 이베이의 스마일페이, NH농협카드의 올원페이까지 하나하나 열거하기도 힘들 정도로 많은 페이 시스템이 있다.
필요에 따라 본인의 소비 성향에 맞는 페이를 사용하는 것이 좋지만 온라인 쇼핑과 배달 음식을 즐기는 사람은 네이버페이에 올인하는 것을 추천한다. 기본 적립률 1%에 다양한 적립 혜택 이벤트가 많기 때문. 가령 네이버 영수증 리뷰를 작성하면 네이버 페이를 주거나 멤버십 데이에는 기본 적립률 외에 4% 포인트를 추가로 준다.
이렇게 쌓인 포인트는 네이버 스마트 스토어에서 물건을 구입할 때 사용하거나 티빙과 연계한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등을 결제할 때 사용할 수도 있다. 이래저래 포인트가 잘 쌓여 네이버페이를 쓰다 보면 벌써?라는 말이 나온다. 그러니 온라인 쇼핑을 주로 한다면 네이버페이에 집중할 것. 선택과 집중만이 많은 포인트를 낳는다.
박지연(자영업)
사회적 거리 두기가 중요한 화두가 되면서 가장 각광받는 분야는 다름 아닌 캠핑. 차박, 글램핑, 노지 캠핑까지 다양한 종류의 캠핑이 트렌드가 되면서 캠핑 장비 시장도 무서운 속도로 커졌다. 장비발이 중요한 만큼 경험 없이 무작정 캠핑 장비를 구입하는 사람들도 늘어났다. 덕분에 10년 차 캠퍼인 나만 횡재하는 일이 많아졌다. 초보자들이 구입한 후 겨우 한 번 사용하고 중고 마켓에 올린 캠핑 장비들을 저렴하게 ‘줍줍’하는 재미가 쏠쏠했다.
혹시 집에 버리지 못하고 팔지도 못한 캠핑 장비가 있다면 4월부터 서서히 팔기 시작하는 것이 좋다. 겨울에는 내 집에 고이 잘 있는 캠핑 장비가 짐처럼 느껴지기 때문에 본격적인 쇼핑과 판매 모두 ‘이제 캠핑 좀 떠나볼까?’ 하는 시즌에 해야 한다. 판매의 경우에는 제값을 받을 가능성이 더 커지고, 구입의 경우에는 더 다양하고 좋은 스펙의 제품들을 많이 접할 수 있다. 저렴하기 때문에 겨울에 미리 구입하는 에어컨과 캠핑 장비는 다르다. 온라인 중고거래가 아무래도 믿음이 안 간다면 캠핑트렁크 매장으로 찾아가볼 것. 새 제품은 물론 중고 캠핑용품을 보고 구입할 수 있는 곳이다.
이영하(마케터)
스니커즈를 좋아한다. 소싯적에는 매장 앞에서 캠핑(발매 전 일찍 매장 앞에 줄을 서는 행위)을 하기도 했고, 솔직히 딱 한 번이지만 매장 앞에서 잠을 잔 적도 있다. 하지만 시대가 변했고 요즘은 래플 형식으로 판매하기 때문에 번거로움이 많이 줄었다. 하지만 몸으로 해결할 수 없고, 그저 운에 맡겨야 한다는 점에서 성공 확률이 확실히 떨어져 실망스럽다. 어쩔 수 없으므로 오늘도 ‘러키 드로’에 접속해 쏟아지는 래플 일정을 체크해본다.
러키 드로는 다양한 래플 일정을 공유하는 사이트로 하나하나 일정을 체크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편리하다. 래플에 등장하는 모든 신발이 다 웃돈을 얹어 거래되는 것은 아니다. 리셀 사이트에 미리 들어가서 시세를 대략적으로 알아본 후 래플에 참여하는 것이 큰 도움이 된다. 개인과 개인의 거래가 아니라 리셀 플랫폼이 별도로 있다 보니 안심하고 거래할 수 있는 편이다. 자주 거래하는 리셀 플랫폼에서는 제품을 내놓으면 검수팀에서 제품을 받아보고 검수하는 과정을 거친다. 검수 과정을 거치니 비교적 안심하고 거래할 수 있다.
김이수(금융회사 직원)
체구가 작은 편이라 성인 여성 옷이 어딘지 모르게 붕 뜬 느낌이었다. 꽤 오래 해외 브랜드의 키즈 사이즈 옷을 구입해왔는데 선택의 폭이 점점 좁아졌고 나 같은 사람이 많아진 탓인지 점점 광클릭을 해야 하는 상황이 많아졌다. 대단한 명품 옷을 사는 것도 아닌데 대기를 탔다가 클릭을 해야 한다는 게 억울해지던 무렵, 한 사이트를 알게 됐다. 디자이너 아동 브랜드의 옷과 소품을 파는 사이트인 스몰러블(smallable). 아동용 옷을 파는 곳이지만 내 사이즈에 꼭 맞는 제품도 많았고, 상세 사이즈가 게재돼 있어 실수할 염려도 적었다.
무엇보다 흔히 볼 수 있는 폴로, 아크네 스튜디오뿐 아니라 해외 유명 키즈 브랜드의 옷을 구경할 수 있다는 점도 마음에 들었다. 어른용과 같은 디자인에 사이즈만 작은 게 아닌, 정말 아이들을 위한 옷인데 어른에게도 어울리는 느낌이라 지체 없이 구입했다. 배송비도 사악(?)한 수준은 아니고 브랜드도 다양해서 몇 개월째 아무에게도 공유하지 않고 애용 중이다. 덕분에 요즘 “옷 예쁘다. 어디서 샀어?”라는 말을 제법 듣는다.
최영훈(변호사)
어릴 때부터 유난히 시계를 좋아했다. 먹는 것, 입는 것을 아껴 정말 친구들한테 욕 먹어가면서 모은 돈으로 드디어 롤렉스 시계를 샀다. 남들 다 가는 해외여행은 물론 제주도 여행도 가지 않고 오직 원하는 시계를 구입하기 위해 노력했다. 몇 달 전에는 백화점 앞에서 오픈런도 감행했지만 곧 의미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문이 열리기 전부터 기다려 매장에 입성했지만 원하는 시계는 구경도 하지 못했다. 빨리 가면 살 수 있어서 오픈런을 하는 게 아니라 단순히 물건이 있는지 없는지를 확인하기 위함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심지어 원하는 모델이 아님에도 전시 모델은 구입할 수도 없었다. 전시 모델의 경우 이미 팔린 제품이지만 고객의 양해를 구해 겨우 전시만 하는 중이라고 했다. 허무한 마음으로 돌아오는 길, 친구에게 푸념을 했더니 “멍청한 녀석”이라는 비난이 돌아왔다. 매장에서 사기 어려운 제품을 유통하는 앱이 따로 있다는 것이다. 친구에게 겨우 사정해 그 앱을 알게 되었다. 백화점보다 비싼 가격에 유통되고 있었지만 중고도 아닌 미사용 제품을 구입할 수 있다는 것에 들떠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정말 하늘이 도운 것일까. 구입 직전 입금을 하려던 찰나, 다시 그 친구에게 전화가 걸려왔다. “아직 안 샀지? 거기 대표 횡령 혐의로 수사 중이래.” 수입사 대표가 매장 직원과 짜고 2019년부터 90개가 넘는 시계를 팔아온 것이다. 그 뒤로는 백화점에서 사는 제품도 못 미더울 정도로 의심부터 하게 됐다.
